김나잇의 연극, 뮤지컬 관극일지

181206 루드윅(자둘) : 김주호, 박준휘, 김려원, 함희수 본문

관극일지/-뮤지컬

181206 루드윅(자둘) : 김주호, 박준휘, 김려원, 함희수

김나잇 2019. 4. 17. 23:25

181206 루드윅

캐슷보드 예쁘게 찍고싶다..

 

※스포주의※

 

[이렇게 애배가 생길 줄은..]

베토벤 배우들 초면인데 굉장히 만족하고 나왔다. 사실 김주호 배우를 프레스콜에서 운명 넘버 부르는 걸 보고 이 배우는 꼭 봐야겠다 싶어서 바로 예매한 거라 기대를 엄청 하고 갔는데도 좋았다. 프레스콜 영상에서 음향이 자꾸 째지길래 얼른 실제로 보고 싶었는데 정말 후회 없이 잘 보고 나왔다. 영상에 나오는 성량 + 현장감이라서 훨씬 가슴이 울리고 감동을 많이 받은 공연이다. 김주호 배우는 운명 넘버를 부른다기보다는 뿜어낸다? 울부짖는다?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 듯. 근데 나는 그게 너무 취향이라 속으로 ŏ̥̥̥̥םŏ̥̥̥̥ 하고 있고. 운명 이후에 바로 대사 들어가는 거라 숨 쉬기 힘든지 후..(대사)..하..(대사) 하심.

 

주호 배우의 운명은 정말 좋다. 프레스콜 영상이 다 담아내지 못한 게 아쉽다.

 

준휘 배우 얼굴이 너무 좋다. 초반에 “안돼, 안돼 이러면 안 되잖아” 부분의 연기와 목소리도 너무 좋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시련 넘버에서 빰!빰!빰!빰! 하고 몸을 휙휙 젖히면서 코트를 벗는 게 멋있다. 순식간에 애배가 되어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운명 넘버에서 내가 소위 대천사씬이라고 부르는 루드윅이 뒤에 청년이 앞에 앉아서 귀를 가리며 노래를 시작하는 부분이다. 이때 준휘 배우의 얼굴과 표정이 가장 멋있고 또 예쁘게 살아나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 눈물 가득한 눈으로 관객석 멀리 바라보면서 정적을 깨달을 때.. 그 장면이 너무 예뻐..

그리고 땀을 굉장히 많이 흘리더라. 무대 초반부터 극한으로 몰려서 그런가 힘들 것 같긴 한데 땀이 진짜 뚝뚝 떨어졌다. 처음에는 눈물인 줄 알고 벌써? 했는데 땀이었다. 눈물은 나중에 운명에서 실컷 흘렸다. 왠지 손수건을 따로 챙겨야 할 것 같음.

 

프리뷰 때는 주광 배우가 아역을 혼내다가 아역이 아빠 빙의해서 주광 배우를 혼낼 때 무릎을 꿇고 손 싹싹 빌었던 것 같은데, 주호 배우는 악보를 귀에 갖다 대고 공포에 질린 표정 지으신 거 보니까 아닌 것 같기도. 어떤 게 원래 연기인지, 디테일 차이인지, 아니면 원래 이 부분은 자유연기인지 모르겠지만 둘 다 좋다.

 

희수 배우 피아노도 잘 쳤고 기특한 느낌ㅋㅋ 피아노 칠 때 그 진지한 표정 너무 멋졌고 귀여웠다. 자첫때는 배우들 연기만 보느라 바빠서 잘 못 봤는데 강피가 아역 피아노 칠 때 진짜 흐뭇하게 바라보는 거ㅋㅋ 둘 다 귀여워. 강피도 오늘 너무 좋았고, 초반부랑 후반부에 연기하는 것도 좋았다. 관람하다가 슬쩍 보면 강피 진짜 관객처럼 배우들 보고있다가 피아노 치고, 배우들 보다가 피아노 치고 하는데 대단한 듯. 나같으면 감상하다가 박자 놓쳐서 혼날 것 같은데. 피아노가 강렬해지는 부분에서 강피 쪽을 쳐다봤는데 눈빛으로 악보를 뚫는 줄 알았다. 근데 정말 피아니스트들도 그런 게 있나? 미술 하는 사람들이 화난 표정 그릴 때 자기도 인상 쓰고 그리는 것처럼 피아니스트들도 어떤 감정인 부분에서는 그런 표정이 지어지는 걸까? 음악 1도 몰라서 잘 모르겠다.

 

그리고 프리뷰 때도 느꼈는데 초반마리-남자옷마리-수녀마리 이렇게 바뀔수록 목소리도 달라지고 음정도 달라지고 변화가 보이는 게 너무 좋아서 퇴근길에 려원 배우한테 물어보니까 맞다고 15년이 지나면 뭐라도 바뀌어야 할 것 같아서요^^라고 하셨다. 

 

마지막에 “우린 꿈이라는 옷 한 벌을 걸치고 살아가는 게 아닐까.”  이 대사를 주호 배우가 차분하지만 감정이 느껴지게 처리해서 좋았다. 죽음이 가까워져 온 것을 아니까 직전의 초연한 느낌으로 잔잔하게 또 중요한 대사이지만 평범함도 느껴지도록 말했는데 굉장히 좋았다. 이 대사 좀 감정을 많이 넣었으면 과하다고 느껴질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되게 마음에 들었다.

 

 

환희카드에 찍은 관람도장

 

퇴근길에서 음향사고 있었다고 들었는데, 피아노가 전원이 안 들어왔었다고 했나? 대충 들은 거라 잘은 모르겠는데 아무튼 무대 위랑 백스테이지에서는 난리가 났었나 보다. 근데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잘 봤다..ㅋㅋㅋㅋ 너무 둔해서 진짜 대놓고 티 나는 거 아니면 잘 모른다는 게 함정. 근데 음향 말고 조명도 좀 문제가 있던 것 같은데. 중반 이후쯤인가 갑자기 무대 배경 커튼 쪽에서 불빛 깜빡하더니 후반부에도 한번 깜빡거렸다.

 

 

려원배우와 준휘배우의 싸인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