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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잇의 연극, 뮤지컬 관극일지

190207 미드나잇 [스포주의] [자첫을 늦게 한 게 조금 아쉽다..] 되게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극이다. 보기 전에 비지터는 왜 비지터이고 맨, 우먼은 왜 맨, 우먼일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다 끝나고 나서야 알았다. 비지터가 비지터인 이유는 그렇게까지 설명이 필요한 건 아닌데, 간단히 말해보자면 일단 엔카베데는 아니고 (엔카베데인 척 하는) 관객들한테 정확하게 얘는 악마다!라고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방문자라고 말하면서 관객들이 알아서 생각하라고 던져놓는 것 같음. 온전히 관객의 해석에 따라 달라지는 캐릭터다. 맨, 우먼에게 이름이 아니라 그냥 남자, 여자라고 하는 것도 이걸 보고 있는 너희라고 다를까?라고 묻는 것 같음. 누구나 대입해서 만약 나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

190123 풍월주 ※스포주의※ [자첫보다는 괜찮은 것 같다] 두섭열 오늘 좀 불안했다. 밤남에서도 삑사리 나고. 목이 안 좋았나? 후반부에서도 좀 아쉬웠고.... 유동담은 처음인데 불호 후기를 읽고 가서 그런가 많이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완전 호가 되어버렸다. 유동담 감정이 너무 없다는 글이 많았는데 나는 오히려 그런 부분이 오버하지 않고 편안히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저 정도에서 더 과하면 오히려 불호일 것 같은데. 그렇다고 내가 보기엔 유동담이 아예 감정이 안 느껴졌던 것도 아니라서 딱 적당한 느낌이다. 진아진성 진짜 너무 최고.. 왜 이제서야 배우님을 봤을까. 연기도 최고, 후반부에 열이한테 소리 지르는 것도 진짜 소름 돋고 너무 깔끔하고 좋았다. 진아진성 또 보고 싶다. 아니 진아진성으..

190115 벙커 트릴로지 아가멤논 ※스포주의※ [최근 본 작품 중에 가장 만족스러움] 자첫이고 아무 정보 없이 보러 갔는데 일단 입구부터가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놀이공원 입장하는 느낌이었다. 무대도 그렇고 입구도 정말 다른 시간으로 인도하는 느낌. 그리고 들어가자마자 놀랐던 것은 아주 작은 공간과 아주 불편한 좌석이었다. 나는 B구역 B열 가운데쯤 앉았는데 좀만 더 쉬다가 들어갔다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 밖에 겉옷 보관하는 행거가 있는데 귀찮기도 하고 그냥 착착 접어서 무릎에 올려놔야지 생각하다가 불편한 것 같아서 행거에 걸어두고 들어갔다. 근데 정말 그때 롱패딩을 입고 들어갔다면 100% 후회였다.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이용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좁디좁은 공간은 정말 충격적이..

190110 앤ANNE ※스포주의※ [B급감성의 당황스럽지만 따뜻한 극] 역시나 아무런 정보 없이 그냥 갔다. 빨간머리 앤 캐릭터 진짜 좋아해서 기대를 많이 하고 갔는데 내가 생각한 거랑 초반부터 너무 다르게 흘러가서 당황했다. 갑자기 여고는 왜 나오고, 연극반 설정이라니 전혀 몰랐던 얘기라 과연 어떻게 흘러갈지 걱정도 됐고 기대도 됐고. 근데 정말 초반 10분은 너무.. 유치했다. 아동극 같은 느낌도 많이 나서 아 괜히 보러 왔나; 싶었는데 딱 그 10분만 견디면 괜찮아진다. 10분만 견디면 정극처럼 흘러간다. 극의 흐름도 신기하다. 나는 당연히 초록지붕 집에 처음 방문하는 앤으로 시작해서 길버트와 화해하는 내용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연극반으로 시작해서 누가 앤을 맡을 건지 노래를 부르다가 아주 자연..

190109 풍월주 ※스포주의※ [아쉬운 스토리와 캐릭터] 두섭 열은 뭐라 해야 할까 고급스러운 비즈니스맨? 일 잘하고 여왕한테 잘해주고 괜찮은데 진심이 1도 없다. 운루에서 열이가 진심으로 상대하는 사람은 담이 밖에 없다. 다른 배우들은 아직 못 봐서 원래 열이라는 캐릭터가 어떤지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내가 이번에 느낀 섭열은 진짜 어디가 갖다 놓아도 그곳에서 에이스로 일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건 아닌데 사람이 원래 일을 잘해서 에이스가 되는 격. 프로의 향기가 물씬 난다.운루에서 인기 많은 이유를 알게 만들어. 극 중에서 그래도 사담이라는 캐릭터가 가장 좋다. 캐릭터가 내 취향이라 극만 좋았으면 담이 때문에 회전 돌았을 텐데.. 후기 찾아보니까 원래 있던 담이 서사 이번에 뺐다는데..

181231 루드윅 ※스포주의※ [많이 아쉽게 자막.] 한 해를 루드윅으로 마무리하다니 생각지도 못했네. “빛과 그림자처럼. 안녕 그림자” 이 대사에서 주호 배우는 “빛과 그림자처럼. 빠바바 밤!(운명) 안녕 그림자.” 하시는데 배우님만의 디테일인 거 맞죠? 장난기 있는 베토벤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캐붕 같기도 하고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린 베토벤 나타나고 베토벤 아버지가 “연습 안 해 루드비히!” 하는데 저번보다 훨씬 무서워진 베토벤이었다. 오늘따라 이 장면에서 소리를 많이 지른 것 같다. 다락방의 피아노 도중에 갑자기 암전이 돼서;; 아니 진짜 베토벤이 소리 지를 때보다 더 놀랐다. 무슨 이벤트인 줄 알았잖아. 정확히 어느 가사 부분인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갑자기 중간에 1초 정도 암전 됐는데도 ..

181228 루드윅 ※스포주의※ [과연 몇 번이나 더 볼까] 초반에 마리가 편지 읽다가 루드윅한테 대사가 토스되는 부분 “사실 자네 그거 알고 있나?” 이 부분 지유마리의 표정은 정말 너무 좋다. 조명을 받아서 반짝이는 눈과 표정과 대사톤 다 최고다. 오늘 희수군 잘해줬다. 다락방의 피아노에서 희수군이 피아노 모서리에 앉아있고 베토벤이 “다락방의 피아노는 날 때리고 또 날 어루만지네~” 할 때 희수군이 피아노 치는 듯한 모션도 좋았고, 발터 연기할 때 베토벤의 악보 몰래 가져올 때 숨기는 것도 잘했음. 항상 그 장면에서 너무 티 나게 가지고 있어서 저걸 못 본다고..? 했었는데. 그리고 발터랑 마리랑 헤어질 때 희수군 목소리가 떨렸고 마지막에는 눈물을 닦던데 이 연기 너무 자연스럽고 좋았다. 감정연기 훨..

181221 루드윅 ※스포주의※ [애배페어 관극] 오늘 초반은 좀 빨리 진행된 느낌이다. 아니 그리고 커튼 쪽 조명 왜 세 번이나 깜빡거리는 걸까. 전부터 조명 클린 없다고 느꼈는데 오늘도 그러네. 이제 그냥 컨셉인가. 나만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는데 주광 배우 오늘따라 저음을 되게 많이 썼던 것 같다. 초반부터 그렇게 느꼈는데 운명에서 “정적 소리없는 침묵 침몰하는 검은 어둠 소름돋는 두려움” 이 부분 평소랑 다르게 더 저음인 거 같았다. 내가 막귀라 잘 모르는 건가..? 그리고 운명에서 지휘할 때 되게 리듬을 탔다. 오늘 자리를 되게 뒤로 앉아서 그게 보였던 건지는 몰라도 괜찮았음. 위메프로 잡고 갔는데 역시 자리를 좀 뒤쪽으로 주었다. 딱히 좋은 자리는 아닌데 공연장이 작아서 멀리서도 표정은 다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