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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3 풍월주(자둘) : 성두섭, 손유동, 문진아

김나잇 2019. 6. 21. 03:05

190123 풍월주

※스포주의※

[자첫보다는 괜찮은 것 같다]

두섭열 오늘 좀 불안했다. 밤남에서도 삑사리 나고. 목이 안 좋았나? 후반부에서도 좀 아쉬웠고....
유동담은 처음인데 불호 후기를 읽고 가서 그런가 많이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완전 호가 되어버렸다. 유동담 감정이 너무 없다는 글이 많았는데 나는 오히려 그런 부분이 오버하지 않고 편안히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저 정도에서 더 과하면 오히려 불호일 것 같은데. 그렇다고 내가 보기엔 유동담이 아예 감정이 안 느껴졌던 것도 아니라서 딱 적당한 느낌이다.
진아진성 진짜 너무 최고.. 왜 이제서야 배우님을 봤을까. 연기도 최고, 후반부에 열이한테 소리 지르는 것도 진짜 소름 돋고 너무 깔끔하고 좋았다. 진아진성 또 보고 싶다. 아니 진아진성으로 풍월주 외전 보고 싶어. 진성여왕의 궁궐 내 스토리 너무 재밌을 것 같다. 그냥 휘둘리는 힘없는 사람도 아니고 손에 피도 묻힌다고 했으니까 너무 재밌을 것 같음.

악수회였는데 난 그냥 지켜볼 마음으로 가서 추첨도 포기..ㅎ 근데 랑댚하고 종환운장 왜 악수하는거죠ㅋㅋㅋ
여왕님 내가 많이 사랑해ㅠㅠㅠㅠㅠㅠㅠ


사실 자첫 때는 대체 이건 무슨 옛날 인소 같은 내용인가. 서사는 어쩌다 싱크홀이 뚫렸는가. 네오 신라라고 쳐도 저 정도로 시대와 맞지 않는 의상은 또 뭔가. 대체 이 극이 뭐길래 사연까지 올 수 있었을까. 여왕 앞에서 저 싼 티 나는 대사는 또 뭐고. 근데 막상 또 나도 자둘 표를 잡았던 거 보면...ㅋㅋ 

근데 저번부터 느꼈는데 도저히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물론 눈물이 난다, 안 난다로 극의 수준이나 급을 매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매기려고 하는 것도 아닌데, 딱히 슬픈 느낌도 그냥 두 사람이 안타까워서 느끼는 것이고 캐릭터의 매력이 좀만 덜 했어도 자둘은 안 했을 듯. 담이는 열이를 위해 죽고, 열이는 진짜 죽을 듯이 울다가 결국 담이를 따라가고. 이게 사실 굳이 열과 담이가 아니고 다른 극의 다른 캐릭터를 넣어도 슬픈 장면이잖아요. 오히려 너무 단순한 슬픔과 안타까움이라 심심하다고 느껴짐. 

열이와 담이의 서사가 좀 더 들어가 있으면 더 입체적이고 캐릭터들의 감정선이 이해가 갔을 것 같아요. 그냥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풍월주를 본 사람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슬픔? 캐릭터의 죽음이라는 장치로 새드엔딩을 만들었으면 그걸 더 증폭해줄 만한 서사를 앞에 넣어야지 그냥 대충 맛만 보여주고 끝나면 어떡해...;  진짜 텅텅 빈 서사와 설명이 한몫했다.

적어도 열과 담이 저렇게까지 서로를 좋아하는, 관객이 그들을 우정 이상이라고 생각하게 할 만한 적당한 이야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아무것도 없어... 앞뒤에 잠깐 흘러가듯 얘기해주는 것밖에. 한푼줍쇼 두푼줍쇼랑 열이가 담이한테 운루에서 일하자고 했다는 거 이걸로 대충 파악해야 함. 근데 이거밖에 없으니까 이 너머의 이야기는 그냥 상플 아닌가요? 아니 내가 재연 후기를 읽고 와서 그런지 사연의 불친절함에 너무 빡침... 초재삼연을 봐야 이 극의 서사와 캐릭터의 감정을 그나마 알 수 있다는 게... 아니 대체 풍월주를 다 파악하기 위해서 그걸 다 봐야 한다는 게??;;; 

원래 작품 분석, 캐릭터 분석하고 혼자 해석하기 되게 좋아하는데 이건 그냥 보는 그대로만 받아들이면 되는 것 같아서.. 분석할 게 없는 것 같음.

그렇다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싫은 극이면 앞으로 만나지 맙시다. 하고 떠날 텐데 그러기엔 내가 담이를 좋아해... 담아 금강산은 갔니?ㅠㅠ 담아!!!!!!!(펄럭

전에는 운장이 대체 어느 위치에 서 있는 것인지 되게 애매했음. 왕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건지, 그냥 잘 보여서 한 밑천 잡으려는 것인지. 애매한 노선을 탄다 생각했는데 이번에 보고 진심은 맞구나 싶었다. 근데 운장은 볼수록 궁금한 게 대체 뭐 때문에 여왕을 그렇게 사랑하고 다 해주는 걸까. 어찌 보면 태몽까지 꾼 거 아닌가? 운장도 분명 운루에서 그냥 기생으로 일하다가 마담 같은 자리로 오른 것 같은데 그 과정에서 여왕을 만나고 속으로 혼자 흠모했던 것 아닐까. 근데 그렇게까지 사랑하는데 여왕은 열이만 바라보고 있고, 그러면서도 여왕이 행복해지길 바라니까 열이가 그녀한테 가기를 원하고. 근데 운장이 이러는 자세한 이유가 나오는 것도 아니니까 걍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감. 아 되게 서브남주 같은 느낌인데.. 진성여왕 스핀오프 보고 싶다 진짜.

열,담,운장 다 키가 크다. 셋이 솟아있어..


풍월주를 보다 보면 약간 현입되는 부분이 간간히 있는데

1. 열이가 담이 거짓말할 때 놀리는 부분. "여기부터 여기까지 새 빨개지는 거?" ←이거 그냥 별로임((개취))
3. 열이가 밤남 부르기 전에 여왕한테 끼 부리는 장면. ←BEST. 황진이 비스무리하게 용모도 수려하고 말빨도 좋은 느낌을 주려고 했으나 용모만 수려하고 말빨은.. 그냥 조용히 미모만 보여주는 게 좋을 듯.
4. 귀부인들이랑 운장이 뺨 때리는데 너무 가짜인 거 티 날 때.
5. 담이가 만든 옷(거적데기) 보여줄 때.
6. 사담 한자가 더 어려운데 열 한자 어렵다고 어떻게 외우냐고 할 때.

이 부분 나오면 잠깐 딴생각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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