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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21 루드윅 (자다섯) : 이주광, 박준휘, 김지유

김나잇 2019. 5. 4. 11:24

181221 루드윅

 

※스포주의※

 

[애배페어 관극]

오늘 초반은 좀 빨리 진행된 느낌이다. 아니 그리고 커튼 쪽 조명 왜 세 번이나 깜빡거리는 걸까. 전부터 조명 클린 없다고 느꼈는데 오늘도 그러네. 이제 그냥 컨셉인가.

 

나만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는데 주광 배우 오늘따라 저음을 되게 많이 썼던 것 같다. 초반부터 그렇게 느꼈는데 운명에서 “정적 소리없는 침묵 침몰하는 검은 어둠 소름돋는 두려움”  부분 평소랑 다르게  저음인 거 같았다. 내가 막귀라 잘 모르는 건가..? 그리고 운명에서 지휘할 때 되게 리듬을 탔다. 오늘 자리를 되게 뒤로 앉아서 그게 보였던 건지는 몰라도 괜찮았음. 위메프로 잡고 갔는데 역시 자리를 좀 뒤쪽으로 주었다. 딱히 좋은 자리는 아닌데 공연장이 작아서 멀리서도 표정은 다 보인다. 가격 대비 괜찮은 것 같음. 주광배우 감기에 걸렸나? 콧물이 계속 나는지 손으로 훔치고 들이마시고 한 듯. 그리고 피아노 옆에 있는 의자에 올라가려고 할 때 살짝 흔들해서 좀 놀랐다. 그리고 앞부분 대사 조금 절고. 컨디션이 안 좋은 건지 아니면 잠깐 미끌한 건지 모르겠지만 조심하시길.

 

오늘 초반부에 강피 등장하고 도미니카 수녀님 만날 때 진짜 신나 보였다. 도미니카 수녀님이랑 만났을 때 OㅁO하는 표정으로 변하고ㅋㅋ 강피 재연에도 또 오겠지?

아 그리고 내 귀가 이상하지 않았다면 오늘 약간 실수 있었던 것 같음. 한 부분에서 음정이 잠깐 틀렸거나 들어가는 박자가 조금 늦었던 느낌. 예전에 다른 후기에서 강피도 피아노 실수 많이 한다고 하던데.

 

주광 배우는 아역을 좀 살살 다루는 느낌이 있다. 윽박지르고 화내는 장면에서 그렇게까지 무섭게는 안 하고 애를 잡고 끄는 부분도 일부러 살살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마음이 편해.. 아무리 연기라 해도 막 던지고 잡고 하는 거 너무 불안 불안하고 보기가 힘들다. 게다가 스크린을 통해서 보는 것도 아니고 무대니까 바로 눈 앞에서 보이는 폭력은 너무 괴롭다. 

 

성제군이 베토벤의 아버지로 바뀌고 주광 배우가 어린 베토벤으로 바뀔 때 성제군이 던진 악보에 뺨 맞았다ㅋㅋ 종이라서 다행. 주광 배우가 뺨을 손으로 감싸고 피아노를 치다가 무릎 꿇고 손을 싹싹 비는데 그 장면이 성제군이 나중에 손 비면서 잘못했다고 할 때랑 겹쳐지니까 자연스러웠다. 성인 배우가 아역 할 때 혼나는 장면은 세세한 디테일 없이 그냥 자유롭게 배우들이 알아서 하는 것 같은데 무릎 꿇고 비는 게 내가 봤던 것 중에 가장 좋은 디테일이다.

 

이번에 앉은자리가 8열인데 좀 뒤라서 그런가 이명이 왜 이렇게 잘 들리는지.. 5열 이하로 갔을 때는 상실에서 삐-하고 끝났는데 그 후로 이어지는 이명까지 진짜 생생하게 체험했다. 확실히 이명 심한 사람들은 보기 힘든 작품일 것 같다. 

 

지유마리 오늘 머리 반묶음하고 나왔다:) 마리가 발터가 죽었다고 얘기하는걸 더 힘들어했던 것 같은데, 베토벤이 편지를 읽고 충격받은 표정으로 마리를 쳐다봤을 때 마리가 눈을 감고 있다가 대답이 평소보다 늦게 나왔던 것 같다. 그래서 후반부에 마리와 베토벤이 충돌하는 부분이 좀 더 감정이 실어졌던 것 같기도 하고. 지유 배우 특유의 절절함이 잘 느껴졌다. 

 

준휘청년이 청진기 들 때 줄이 꼬여서 이상하게 들었다가 뒤에 가서 제대로 정돈했다. 그리고 청원서 드는 부분에서 잠깐 삐끗했던 것 같았음. 근데 카를이 연주회 포스터 펼칠 때는 깔끔하게 쫙 펼쳤다. 오늘 준휘청년은 전체적으로 히스테릭한 느낌이다. 지금까지 봤던 준휘 청년 중에 가장 화가 나있었다. 청원서 받고 나서 마리가 발터가 내일 영국으로 떠나야 한다고 설명할 때 피아노 쾅 친 것도 그렇고 좀 짜증이 많이 난 베토벤 같았다. 근데 원래 준휘청년이 3청년 중에 좀 더 감정적이고 화가 많은 베토벤인 느낌을 처음부터 받았긴 했다. 청력을 잃음으로써 생기는 두려움과 공포, 괴로움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센 척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안녕 그림자” 하는 부분 저번이랑 약간 달랐는데 저번에는 약간 떨어져서 애증의 친구를 보는 느낌으로 차분하게 말했다면 이번에는 좀 더 친한 친구 느낌이다. 사실 오늘 주광 배우 디테일이 더 많아지고 바뀐 것도 좀 있는 것 같아서 새로웠다.

 

베토벤이 카를을 억지로 안고 널 위한 교향곡을 썼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카를의 몸부림이 더 심해진 것 같았다. 떨어지려고 반항하는 것도 더 심했고 뒤에 베토벤이 카를의 어깨를 잡고 말할 때 카를이 진짜 다 잃은 듯한 표정으로 점점 무너져가는 모습이 나오는데 오늘 더 안쓰러웠음. 개인적인 취향으로 합창 교향곡 나오고 카를이 무릎을 반쯤 굽히고 벽에 기대서 위를 올려다보면서 괴로운 표정을 짓는 게 너무 좋다. 합창단의 노래와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압도당한 느낌이라고 할까. 카를이 정말 이길 수 없고 헤어 나오지 못하는 그 끝을 보고 나서 선택하는 방법이 자살인 것도 그렇고. 그 부분 준휘 배우의 표정과 움직임이 내 취향이다. 준휘 카를은 그 장면에서 기침을 하던데 

 

총소리 이후 암전 때 나오는 바이올린 선율의 교향곡은 정말 사람이 극도의 긴장 상태에 있다가 풀어주는데 제격이다. 베토벤과 카를이 싸우면서 휘몰아치다가 카를의 절규 섞인 외침 이후 총소리와 함께 암전이 되는데 온 몸에 힘이 들어가 있다가 확 풀리는 느낌이다. 

 

오늘 친구 데리고 가서 같이 관극 했는데 머글 친구 피셜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에피소드가 그냥 막 튀어나오는 느낌이라고 했다. 근데 루드윅 후기 보면 다 그렇게 느낀 듯. 나도 자첫할 때 똑같이 느껴서.. 그냥 또 보니까 익숙해진 거지 깔끔한 서사는 아님.

 

준휘 배우가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카를이 처음에 나와서 부르는 '난 뭘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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