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109 풍월주 (자첫) : 성두섭, 박정원, 김지현
190109 풍월주
※스포주의※
[아쉬운 스토리와 캐릭터]
두섭 열은 뭐라 해야 할까 고급스러운 비즈니스맨? 일 잘하고 여왕한테 잘해주고 괜찮은데 진심이 1도 없다. 운루에서 열이가 진심으로 상대하는 사람은 담이 밖에 없다. 다른 배우들은 아직 못 봐서 원래 열이라는 캐릭터가 어떤지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내가 이번에 느낀 섭열은 진짜 어디가 갖다 놓아도 그곳에서 에이스로 일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건 아닌데 사람이 원래 일을 잘해서 에이스가 되는 격. 프로의 향기가 물씬 난다.운루에서 인기 많은 이유를 알게 만들어.
극 중에서 그래도 사담이라는 캐릭터가 가장 좋다. 캐릭터가 내 취향이라 극만 좋았으면 담이 때문에 회전 돌았을 텐데..
후기 찾아보니까 원래 있던 담이 서사 이번에 뺐다는데, 다음에 또 온다면 다시 넣으시오. 사실 담이 말고도 주요 캐릭터 다 서사가 부족해서 뭐지? 왜지? 싶은 장면 되게 많았다.
2층에서 봐서 오츠카 쓰면서 봤는데 정원담 호불호가 계속 갈렸다. 오글 내리고 볼 때는 호였다가 오글 쓰고 보면 불호가 되는 매직. 멀리서 보면 표정 연기가 흐릿하게 보이면서 노래만 들리는데 이때는 호였다가 오글 쓰고 자세히 보면 부족한 부분이 너무 잘 보여서 불호인 것 같음. 노래도 괜찮고 목소리 연기도 좋은데 표정연기가 너무 단편적이다. 울거나 웃거나. 심지어 울면서 웃는다. 뭔가 자신이 처한 상황이 슬픈데 괜찮은척하거나 헛웃음이 나오는 걸 표현하려고 한 건지 계속 웃는데 오히려 그게 더 마이너스 같다. 그리고 작품의 스토리부터가 부족하다 보니까 캐릭터의 감정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마음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
지현 여왕도 정원담이랑 비슷하게 호불호가 계속 갈린다. 대사를 치는 게 너무 현실 느낌이라 자꾸 현입되고 사극 느낌 안 든다. 특히 ~데, ~냐로 끝나는 문장은 대사처리가 왜 저러지 싶은 느낌이 계속 든다. 대사는 사극인데 톤은 현실 느낌.
개취로 이 장면의 연기는 좋은데 다음 장면의 연기는 불호인 게 너무 많다. 예를 들자면 담이 협박할 때 눈빛이나 손짓 등의 연기는 너무 좋은데, 임신한 거 알게 되는 장면에서 연기는 또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라 불호고...
차라리 아예 불호면 오글도 다른 배우한테 붙이고 있던가 할 텐데 반반씩 갈리니까 2시간 동안 좀 힘들었다..
창주곰 기대 없었는데 굉장히 좋았다. 곰이가 극 중에서 분위기 환기 용 캐릭터인 것 같은데 창주 배우가 잘 살려서 좋았다. 첫 등장이나 운루에서 일하는 거나 그냥 주변에 있는 친구 캐릭터1이구나 했는데 마지막 장면을 보고 곰이의 존재 이유를 깨달았다(?). 마지막에 담아~하고 옷을 펄럭이면서 우는 장면에서 그 애절하고 슬픈 목소리가 너무 찡하다. 내 기준 가장 좋아하는 장면.
부인 배우들도 감초 역할을 잘 살려줘서 보는데 어색함 없이 좋았다. 부인들 캐릭터가 잘못하면 너무 유치하거나 불쾌하거나 싶을 텐데 배우들이 적당히 재미있고 오버스럽지 않게 소화해서 괜찮았다.
운장이 여왕한테 잘해주는 건 그냥 진짜 여왕이라 그런 걸까 아니면 사랑인 걸까? 여왕이니까 잘해줘서 한 밑천 잡으려고 그런 거라기엔 너무 퍼주는 느낌이었고 근데 그렇다고 순수한 사랑으로 보기에는 운장의 서사가 너무 없어서 부족한 느낌.
전체적으로 극 자체가 중학교 교과서에 나올 것 같은 작자미상의 고전소설 같다. [풍월주전-작자미상] 딱 이 느낌. 캐릭터의 서사도 부족하고 설명도 부족하고 사실 넘버도 내 취향은 아닌데 다른 게 별로니까 넘버가 오히려 괜찮은 느낌이다.
눈 감고 소리만 들어도 알아들을 클리셰 가득한 내용에 아무런 정보 없이 갔는데도 예상 가능한 지루함.
의상도 정말 충격이다. 운장의 가죽재킷 하며 여왕 의상은 갑자기 동서양 퓨전인지. 여왕이 드나드는 운루의 풍월이라는 열이 의상도 또한 문제가 많다. 아니 보통 영화, 드라마에서 기생집은 화려한 의상으로 먼저 눈을 사로잡지 않나? 근데 열이는 정말 실력으로 풍월이 된 건가 싶은 의상.. 나는 초반에 열이 담이 몰래 서랍장에서 담이가 만드는 흰 옷 꺼내보는 장면에서 아 아직 한참 만들어야 하는구나.. 했는데 다음에 그 옷 그대로 들고 나오는 거 보고 엥? 그게 다 만든 거였어?? 했다. 말아 박기만 안 했을 뿐 달라진 게 없잖아..!
근데 신기한 건 정말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는 불호는 아니고 다른 배우로 한번 더 보고는 싶다. 전체적으로 불호였지만 막상 또 후기 쓰면서 되돌아보니까 자둘은 해보고 싶다. 다른 배우들이 풀어내는 캐릭터는 어떨지 궁금한데 그렇다고 내 돈 쓰고 싶진 않다ㅋㅋ 누가 예매해줬으면 좋겠음.